엊그제 아이폰이 생겼다.
집에서 무선인터넷이 되어서
어제 오늘 일찍 퇴근해서 앱스토어를 몇시간씩 뒤지면서 놀고 있다.
경이로운 어플리케이션이 많은데, 요즘 '스마트폰 시대의 패션 매거진은 어때야 하는가'가 궁금해서 그런지 패션 관련 어플을 중점적으로 탐구하게 된다.
랄프로렌, D&G, 샤넬, 빅토리아 시크릿, 커스텀내셔널, 자라 등등 패션 브랜드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어플이나 <nylon><Elle Canada> 등 매거진에서 만든 어플도 재미있긴 하지만, 머리를 '딩~' 울렸던 건 '내 생활에 적용하는 방식'까지 코치해주는, 그래서 이런 어플이 많아지면 웬만한 잡지는 안 사보겠구나 싶은, 어플이었다.
그리고 이미 그 자체가 기업이자 브랜드가 된 패션블로거 스콧 슈먼의 'The Sartorialist' 어플도 완소였고.
# 우선
Shopstyle은 패션지 에디터들이 '상품학'이라고 부르는 형식의 기사를 옮겨온 어플이다. 
=> women, men, kids, living 카테고리로 나뉘어져 있는 첫 페이지에서 women을 누르면 
=> 다시 아이템별로 나뉘고
=> 요렇게 옷도 세부 아이템으로 나뉘는데
=> 데님을 눌러보면 요렇게 카탈로그가 등장한다. 데님만 무려 9766벌의 데이터베이스가 있다. 드레스(원피스)는 1만벌도 넘는다. 
=> 맘에 드는 디자인이 나타나면 확대해서 보기도 하고, 페이보릿 리스트에 넣기도 하고..결정적으로! 'BUY'버튼이 있다. 누르면 인터넷 쇼핑몰과 연결된다. 물론 미국에서만 구입할 수 있지만..이런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했다는 게 너무나 놀랍다. 게다가 무료 어플이라니. 
=> 화면을 한번 누르면 제품의 상세 정보가 나온다. 소재, 디테일, 사이즈 등 디자인 팩트만 나열되어 있다. 여기까지도 훌륭한 정보이지만, 이 지점에서 사용자는 '패션 전문가(에디터, 스타일리스트)'의 가이드 캡션이나 TPO별 스타일링 노하우에 대한 갈증을 느낄 것 같다. 종류가 저렇게 많고, 세부 정보도 저렇게 많으니까. 당최 뭘 사서 어떻게 입으라는 거야..오히려 혼란스러울 것 같다.
그래서 탄생한 듯 보이는 'Vogue Stylist'라는 어플. 패션 에디터들이 '스타일링 기사'라고 부르는 형식을 옮겨온 어플이다. 
=> 내 옷장 속 아이템을 데이터베이스화 한 다음, '트렌치 코트'하면 그에 어울리는 신발, 가방, 이너로 입을 원피스, 네크리스 등을 제안해주어 하나의 룩을 완성하는 스타일링 방법(이번 시즌 트렌드에 맞춘)을 배울 수 있는 어플인 듯 한데..연결이 안된다. 들어가지지 않아서 실제로 얼마나 쓸만한지 모르겠다. 궁금한데.. (그래서 저 캡처 이미지는 웹에서 퍼온 것)
# 그 다음 뷰티 쪽에서 인상적이었던 'Lookz'.
이건 에디터들이 '과정컷'이라고 부르는 잡지 형식을 옮겨온 어플인데, 메이크업 하는 과정을 상세하게 보여주고 중간중간 포인트를 짚어주는 형식이다. 메이크업 과정 컷의 시초는 일본 패션매거진이다. 1994년 10월호 <쎄씨> 창간호를 보면 이 메이크업 과정 컷이 한국 패션 매거진 최초로 등장하는데(당시엔 한국에서 출판되는 패션지라곤 <엘르><마리끌레르>만 있었으니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 메이크업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텐데, 기사 안에 과정 컷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극명하다. 메이크업 특성상 말로만 설명해선 이해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리얼한 생얼에서부터 완성까지 지면에서 시연하는 친절한 뷰티 기사는 '쎄씨다움'을 만드는 매우 중요한 포인트다.
한 2-3년 전부터 지면에서는 다 하지 못한 설명(남자들은 이해를 못하겠지만..메이크업이라는 게 디테일하게 설명하려고 들면 설명할 게 참으로 많다)을 보완하려고 UCC를 만들어 홈피에 올리곤 했었는데..왜 우리 회사 멀티미디어팀은 고 작업을 하다 말다 하다 말다 했을까. 흠. 아깝다. 
=> 하라주쿠 룩, 셀렙 룩, 볼리우드 룩, 캣워크 룩 등등 메이크업 룩 별로 메인 메뉴가 나뉘어 있다.
=> 원하는 메뉴를 누르면 이렇게 샘플 사진과 간단한 특징 설명이 나온다.
=> 원하는 룩을 누르면 동영상이 플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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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렇게 메이크업 하는 모습이 나왔다가, 중간에 자막처럼 방법을 설명하는 캡션이 나왔다가, 다시 메이크업 하는 모습이 나오는 식이다.
이 어플은 동영상을 자체 제작해서 계속 업데이트를 해야 하는데, 반면 사용한 제품이 어느 브랜드 것인지, 같은 골드 펄 섀도라도 어느 브랜드 제품은 발림성이 부드럽고, 어느 브랜드 제품은 별로라서 어느 제품을 권한다는 등 '쇼핑' 정보가 없다. 요는 이 어플을 지속하려면 공을 엄청 들여야 하지만 (메이크업 트렌드도 바뀌니까 업데이트도 필수다), 새로운 수익 모델로 발전할 잠재성은 없어보인다는 느낌.
# 그리고 마지막 The Sartorialist.
아..정말. 이제 스타가 되신 스콧 슈먼을 만날 일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만약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 그의 눈을 정말 뚫어지게 보고 싶다. 어떻게 생긴 눈을 가졌기에, 이렇게 아름다운 사람들의 아름다운 순간만 쏙쏙 포착할까? 그의 사진은 쉽게 찍은 듯 보이지만, 막내 에디터들의 필수 트레이닝 코스인 '스트리트 패션 취재(모르는 사람에게 가서 "옷이 예쁘니, 사진 한번 찍죠" 하는 것)'를 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저렇게 자연스럽게, 옷에 사람이 묻히지 않게, 그 사람에 대한 힌트를 주는 사진을 찍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스콧 슈먼은 패션 그 자체에 잡아 먹힌 것 같은 사람은 알아서 안찍는 것 같은데, 그 미묘한 적정선을 너무 잘 알고 있는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어쨌든 이 어플은 잡지의 미래니, 뭐니에 상관없이 그냥 좋아서..소장하고, 소개한다. 블로그에 업데이트되는 사진을 바로바로 아이폰에서 감상할 수 있다. 다른 매거진 어플들에서는 제공하지 않는 'Save Photo' 메뉴가 있다. '공유' 마인드로 사고하는 신인류, 블로거다운 결정이라고 느껴졌다. '독점' 마인드로 사고하는 구인류 잡지쟁이로선 대단해보일 수밖에. ㅎㅎ 덕분에 요렇게 상태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from The Sartorialist App
www.thesartorialist.blogspot.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