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입사 이래 최대 블록버스터급의 촬영을 했다.
여배우 한 명과 매니저
남자모델 다섯명과 각각의 매니저
포토그래퍼 1인과 어시스턴트 3인
스타일리스트 1인과 어시스턴트 4인
여배우 헤어 스타일리스트 1인과 어시스턴트 1인
여배우 메이크업 원장님 1인과 어시스턴트 1인
남자모델들을 위한 헤어 메이크업 스태프 2인
세트 스타일리스트 1인과 어시스턴트 4인
소품으로 등장한 차량 섭외와 픽업을 위해 컨텍한 사람 2인
촬영 장소 중 한 군데였던 레스토랑 매니저 1인
촬영 소품이었던 카메라 홍보담당자 1인
화보 촬영장을 스케치하는 하우스 포토그래퍼 1인
역시 화보 촬영장을 스케치하는 동영상 PD 1인
영화 홍보담당자 2인
그밖에
엠넷 취재팀 무더기
올리브 TV와 스토리온의 취재팀 무더기
그리고
나와 내 어시스턴트.
우리 촬영팀과 외부 취재팀이 뒤섞여
당최 몇명의 스태프가 촬영장에 있었던 건지 정확히 셀수도 없을만큼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시안이 길거리 씬, 레스토랑 씬, 컨버터블 차량 씬에
스튜디오 세트 씬까지 필요한 것으로 채택되는 바람에 (편집장이 그 시안을 고르는 순간, 속으로 울었다)
지금껏 경험한 촬영 중 가장 빡센 촬영을 하게 된 것이다.
대략 8시간 가량
소리를 빽빽 지르고, 빠진 건 없나 계속 뭔가를 챙기고, 스태프들이 물어보면 결정하고, 역시나 지금껏 작업했던 포토들 가운데 가장 기가 센 포토그래퍼 옆에 붙어서 상의하고 주문하고, 외부 취재팀과 신경전을 벌이고..
촬영 전 일주일 정도를 고스란히 바쳐서 준비한 촬영인데다, 이번 달 우리 책의 메인 화보라서 긴장감과 부담감도 최고로 높았다.
어쨌든 별 사고없이 촬영을 마쳤다.
사진도 예쁘고, 사고는 없었지만, 그렇게 기분이 깔끔하진 않았다.
촬영장에 달라붙은 방송팀 때문이었다.
방송 프로 3개가 붙은 촬영이라니, 정말, 다시는 그런 식의 촬영은 하고 싶지 않다. 이번엔 내 의지와 상관없이 벌어진 일이었다. 아니, 누구도 원하지 않았다. 딱 한 명. 기 센 포토그래퍼만 원했던 일이다.
잡지 촬영 현장을 취재해 보도하는 연예 프로그램이 방송되면
잡지 입장에선 '브랜드 홍보' 효과가 작게나마 있고, 그 화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다는 아주 아주 작은 효과가 있다. 그러나 말그대로 '아주 작은' 일부분일 뿐이다. 더군다나 '쎄씨'처럼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는 '촬영 협조-ceci' 요 잠깐의 자막에 목숨 걸 필요는 없다.
화보 촬영장에 오는 방송 프로 담당자들과 이야기할 때마다 느끼는 건데
정말 '날로 먹는' 프로 넘 많다.
우리가 섭외한 배우와 우리가 돈들여 만들어놓은 세트, 장소, 그림, 우리의 기획을 아무렇지도 않게 담아간다.
영악하고 뻔뻔하다고 느낄 때가 참 많다. 아휴, 정말 말하자면 끝도 없다. 개념 없는 제작진들..
어제는 정말이지 한 VJ에게 "니네가 화보를 하나 기획해서 찍고, 그걸 스케치해라" 소리지르고 싶었다.
이 모든 일을 벌이고
영리하게 그 매체들을 이용해 유명세, 인지도 올라가는 소리를 한껏 누리는 누군가를 견디느라 어젠 다소 힘들었다.
유명세가 권력이 되는 시대를 살면서
유명세를 얻기 위해 영리해지거나 영악해지고 싶지 않다면
그게 이상한 걸까?
소위 말하는 '성공'은 그렇게 해야만 얻어지는 걸까?
tv에서 그 프로를 봤는데..개인적으로 김민희를 좋아해서 반갑긴 했지만...저런 식(?)은 곤란하겠네요. 누군가의 노동은 보이지만 않는게 아니라, 그냥 숟가락하나 얹어서 없는게 되는군요. 참..그래도 기사는 재미있었어요-
아..몇몇 분들에게 방송 봤다는 이야길 들었는데, 제가 보질 못해서..어떻게 나왔는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혹시나, 오해의 소지가 있을까 하여..김민희씨는 그 '누군가'가 아니랍니다. 그녀가 원해서 벌어진 일도 아니었구요. 김민희는 나이스하고, 아름다웠어요. 계속 많이 좋아해주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