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놀라운 만화다. 1권을 읽을 때는 침대에 삐딱하게 누워서 '뭐야. 이런 반복' 하며 심드렁하게 봤는데, 2권을 펼치고 난 뒤부턴 정자세로 앉아 100% 몰입된 상태로 책장을 넘기다가 마지막 10장쯤 남겼을 무렵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행복이든 불행이든 이제 상관없다.
양쪽 모두 가치는 같다.
인생에는 분명히
의미가 있다."
주인공의 이 마지막 대사에서 정말 펑, 하고 터져버렸다.
책에서 떼어내어 이렇게 옮겨놓고 보면 도덕교과서 속 구절처럼 뻔하게 들리는 문장인데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아올려
마지막에 저 말의 무게를 단숨에 느껴버리게, 마음을 퍽 때려버리는 작가의 능력이 경이롭다.
허구언날 밥상을 뒤엎고 경마장과 파칭코를 오가는 반백수 날건달 남편 이사오.
식당에서 일하며 생계를 책임지고 여기저기서 구박받고 남편 뒤치닥거리에 매일매일이 고단하지만, 이상하게도 남편을 애틋하게 사랑하고 늘 행복하다고 말하는 아내 유키에.
'뭐 이런 이상한 관계가 다 있어?'
'완전 바보 아냐? 이런 남자랑 왜 살아?'
처음엔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다가 1권 중반쯤 가면 진지하게 남편 이사오가 미워진다. 그 다음엔 아내 유키에가 한심해지고.
그런데 그 다음,
유키에 마음 속에 있는 빈 공간, 간절함이 읽힌다. 이 단계가 되면 웃다가 울컥 울컥 찡해지는 페이지가 생기기 시작한다.
각자의 삶의 방식엔 모두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리고 모두의 삶은 온전하다. 행복해보이는 사람이든 불행해보이는 사람이든.
이 만화가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비상식, 무능, 소외, 고독, 두려움, 수치심, 버려짐...이런 감정을 끌어안고 버둥대고 견뎌내는 것. 인생의 의미에는 그런 것도 포함되어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꼴랑 두권짜리 만화책으로 이렇게 펑펑 울게 하다니.
고다 요시이에씨. 너무한 거 아닙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