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신규 부서인 디지털 퍼블리싱 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쎄씨> 에디터로 6년동안 살다가 부서 이동을 하니, 게다가 기존에 세팅된 '질서'라는 건 하나도 없고 A부터 Z까지 새로 정해야 하는 신규 부서로 오니 다시 신입사원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
관심 있던 분야에 대해 배울 수 있어 좋긴 하지만.. 이쪽 분야의 선배도 없고, 참고할 샘플도 없고, 그냥 이번에 정해버리면 그게 그냥 룰이 되는 시기라 스트레스 지수가 높다.
쨌든.. 년초에 바람대로 이 블로그에서 태블릿 매거진에 대한 포스팅을 하게 된 건 좀 좋다.
수요일에 <차세대 모바일 주도권 확보 컨퍼런스>
www.nmc2011.kr/sub00.html 라는 데에 다녀온 다음부터 마음 한 켠에 묵직한 돌멩이 하나가 얹혀졌다.
NFC(Near Field Communication)라는 기술 때문이다.
NFC는 쉽게 말해서 교통카드처럼 근거리에 있는 두 칩끼리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인데, 이게 스마트폰에 들어가서 활발하게 활용되는 순간부터 세상 천지가 다 바뀔 것 같다.
버스 정류장에 붙어있는 콘서트 포스터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공연정보, 프리뷰 영상, 할인 쿠폰 받기, 예매 하기가 바로 뜨고
마트에서 카트를 끌고 다니다가 물건을 담으면 저절로 카트 속 물건 값의 총합이 계산되고, 계산할 때도 스마트폰 전자지갑으로 하고
옷가게에 들어가서 매장에 설치된 센서와 스마트폰 속 칩이 데이터를 교환해 내 스마트폰에 해당 매장의 중요 세일 품목이 안내되는 식. (요건 실제로 미국에서 서비스 되고 있다고)
패션 매거진 불멸의 아이템 중 하나가 바로 '스트리트 패션'이다.
'앗! 저 사람 스타일 죽인다. 저 옷은 어디서 산 걸까?'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반인들을 길거리에서 붙잡아 촬영하고 의상 캡션을 소상하게 알려주는 형식의 기사.
이 NFC 기술이 완전 대중화되고 칩 가격도 지금 2-3만원 선보다 훨씬 싸져서 1-2천원이 된다면, 그래서 패션 브랜드마다 옷 태그에 이 칩을 넣는다면, 그래서 사람들이 옷 잘 입은 누군가를 만나면 스마트폰을 댄다면 (물론 브랜드에서 칩을 박을 더 명확한 이유가 있어야겠고,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상대방을 스캔하는 게 용납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겠지만, 상상을 펼쳐본다면) 불멸의 아이템이었던 패션 매거진 속 스트리트 패션 기사는 사라질 것이다.
아마 길거리를 지나가는 모르는 사람을 스캔할 필요도 없을 거다.
쇼윈도, 매장 진열대의 옷을 스마트폰에 대면,
그 옷을 어떻에 활용해야 하는지 <1 item, 3 ways> 같은 스타일링 조언 컨텐츠가 보이고
미리 등록해놓은 내 옷장 속 바지 중에서 어떤 바지와 가장 잘 어울린다고 콕 집어 줄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시대가 되었을 때도 과연 사람들이 패션 매거진을 볼까?
만약 본다면 분명히 지금과 전혀 다른 형식일텐데 그런 시대에 사람들은 매거진에 어떤 역할을 기대할까?
요런 거대한 궁금증들이 마음을 소란스럽게 하고 있다. 답도 없고, 약도 없고, 위기감을 제대로 자극하는 생각들 때문에 심란하기도 하고 동시에 스릴도 느껴지고, 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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